[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호텔의 아침식사는 6시 반부터였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식당에는 비수기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그럼에도 큰 소리 내는 사람들 없이 조용하게 다양한 뷔페식의 아침을 즐기고 있다. 작은 부주의가 펑크를 내다 8시에 출발했다. 자전거를 맡긴 곳에 표를 주니 자전거를 내준다. 날씨가 흐린 것이 꼭 비가 올 것 같았다. 오늘 예정된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나키진 성터(今歸仁城跡)다. 어제 타고 왔던 국도 58번을 타고 해안을 따라 계속 올라갔다. 차도로 달리다 인도로 올라서려 했다. 인도가 차도보다 약간 높아 가볍게 올라갈 수 있겠거니 하고 산악자전거 타던 습관으로 핸들바를 누르고 앞바퀴를 들었으나 넘어지고 말았다. ▲ 산악자전거 타던 버릇 탓에 펑크 나다. ▲ 거북이 모양을 한 섬이 눈앞에 있다. 아차! 내 자전거 앞바퀴에는 충격완화장치가 없지! 산악자전거는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앞바퀴가 받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충격완화장치가 붙어있다. 그래서 핸들바를 양손으로 누르면 핸들바가 내려가고 다시 튀어나오는 그
[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오키나와전투 때 처음으로 미군이 상륙한 자탄초(北谷町)를 지났다. 이웃한 가데나초(嘉手納町)에 들어가니 미공군 기지가 끝없이 이어진다. 이 기지는 가데나의 83%나 차지하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일 뿐 아니라 해외 미군기지 중에서도 가장 넓은 곳으로 가데나초을 비롯한 4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미군기지가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잔인한 일본군의 상징 치비치리 가마 나하공항으로부터 35킬로미터쯤 가니 요미탄손이 나왔다. 나미히라(波平)의 치비치리가마를 지도에서 찾을 수 없어 그 지역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잘 알지 못 한다. 이렇게 유명한 곳을 왜 모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할머니 둘이 있어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더니 설명을 하는데 우리가 일본말을 못 하는 것을 알자 자신의 차를 따라오라는 것 같았다. 왔던 길을 다시 내려 한참을 가서 동굴을 알려준다. ▲ 치비치리가마를 안내해준 주민들과 함께 이정표는 없었고 차도에서 한 20미터쯤 떨어진 곳이었다. 계곡으로 나 있는 입구에서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
[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2015년 12월 1일. 제주도 강정에는 기어이 해군기지가 만들어지고 해병대가 창설됐다. 전국의 많은 시민이 그렇게 반대했음에도 정부는 편법을 써가며 강압적으로 군사기지를 만들어 천혜의 해안 절경이 사라졌다. 하지만 오키나와(沖繩) 나고시(名護市)의 헤노꼬 앞 바다는 강정보다 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해안을 매립하는 미군기지 공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밀어붙이기를 훨씬 더 잘하는가 보다. 제주도와 오키나와는 섬으로써 공통적인 역사적 불행을 겪었다. 오랜 세월 독립국이었던 오키나와는 일본에 점령당해 큰 고통을 겪었고 제주도는 삼별초와 원나라에 점령당해 심한 고통을 겪었다. 오키나와 주민은 오키나와전투 때 같은 나라인 일본군에게 살육을 당했고, 제주도 주민은 해방 후에 4・3사건으로 같은 민족인 한국군에게 살육 당했다. 그것을 기록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오키나와에는 평화기념공원이 건립되었고 제주도에는 4・3 기념관이 생겼다. ▲ 자전거 평화기행을 한 오키나와 지도 군대에 대한 트라우마가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어 두 섬은 평화를 지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오늘의 여정은 고작 50킬로미터 남짓이다. 그래서 좀 늦은 아침 8시에 출발했다. 길 양쪽에는 키가 큰 삼나무들이 즐비했다. 오늘도 터널이 여러 개 나왔다. 어떤 터널은 자전거가 지나갈 정도로 충분한 갓길이 있지만 없는 곳도 있었다. ▲ 대마도 미나토(溱) 마을에 있는 "박제상 순국비"(네이버 "K-27" 블로그 제공) 조금 지나니 바로 이웃한 가미아가타마치(上縣町)에 들어선다. 중심 마을인 사스나(佐須奈) 못 미쳐 사고(佐護) 만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미나토(溱) 마을이 나오는데 길가에 박제상의 추모비가 있다고 한다. 박제상은 신라의 외교가로 고구려와 일본에 가서 당시 신라왕인 눌지왕의 동생을 구출하였다. 이에 일본에 있던 박제상은 유배되었고 일본 왕이 자신의 신하가 되어 달라는 제안을 거절해 처형되었다. 이와 같은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88년 한국과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박제상이 순국한 곳으로 알려진 이곳에 순국비를 건립했다. 음료수 자동판매기의 천국 한 40킬로미터 가니 바다와 접한 오우라(大浦) 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한국전망대로 가는 갈림길이다. 함께 가기 위해 뒤쳐진 동료를 기다렸다. 앞에는 음료수 자동판매기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눈을 뜨니 6시이다. 창문 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아침밥은 7시부터 먹을 수 있어 그전에 산책에 나섰다. 길을 따라 걸으니 바로 가까이에 바다가 있다. 개천을 따라 올라간다. 얼마나 개천이 깨끗한지! 물고기가 왔다 갔다 한다. 그 이른 아침임에도 골목에는 쓰레기 하나 없다. 생각해 보니 어제부터 지금까지 길가에서 쓰레기를 본 적이 없다. 많지 않은 인구지만 주민과 관이 합심하면 이렇게 깨끗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만일 대마도가 우리나라 영토였다면 이렇게 깨끗한 환경을 보존했을까? ▲ 도심을 흐르는 개천. 참 깨끗하다. 몸집이 자그마한 할머니가 오토바이로 신문을 배달한다. 한 집에 신문을 넣고 마침 나와 있는 구독자와 정답게 담소를 나누는 것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개천을 따라 좀 올라가니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식당이 나온다. 음식 값도 우리에 비해 결코 비싸지 않았지만 그 깔끔함은 또 한 번 오게 만든다. 한국에서 그 비싼 아사히 맥주를 이곳 값으로 마실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시내가 넓지 않아 30분 정도에 거의 다 돌았다. 어제 어두워서 보지 못했지만 쇼핑센터를 포함한 유적들도 숙소에서 1~2십분 거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시마토쿠 화폐를 구입하고 근처 가맹점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결코 비싸지 않은 값이었다. 1시 경 히타카츠를 떠나 동쪽에 있는 39번 지방도를 탔다. 도로 양쪽에는 높은 삼나무가 곧고 길게 솟아 있어 햇빛을 막아주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자전거로 달리는 우리에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 길 양쪽에 키 큰 삼나무가 빼곡하다 섬 거의가 산악지대인지라 언덕이 자주 나왔다. 하지만 별로 높지 않아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타며 자전거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길은 왕복 2차선으로 좀 좁아 보였으나 다니는 차가 별로 없어 자전거 타기에는 아주 좋았다. 터널이 자주 나왔으나 대체로 입구에서 출구가 보일 정도로 짧았고 터널에 들어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선통신사 이예 조선인 포로를 데려오다 히타카츠에서 45킬로미터 정도 가니 사카(佐賀)라는 마을이 보였다. 이 마을은 1408년부터 78년간 대마도 영주인 소오씨(宗氏)가 살았던 곳이다. 마을 안 길가에 엔츠지(円通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절 옆에는 무덤을 뜻하는 비들이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소오씨 일가의 묘로 소오씨는 오랫동안 대마도를 지배한 집안이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지난 6일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이 새로 취임했다. 그는 대전시민대학이 당초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방만하게 운영되는 교육과정을 공공성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혀 시민대학의 축소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전 시민으로서 그리고 대전시민대학의 학생으로서 이사 간 충남도청 자리에 대전시민대학을 세워 운영하도록 한 것은 전 시장의 중요한 업적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천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많은 시민의 학업욕구를 채워준 것은 전 원장의 확고한 교육관 덕분이라 생각한다. 현 원장의 말대로 대전시민대학은 각 자치구나 대학에서 운영하는 지역평생교육기관에서 개설한 강좌들을 무분별하게 도입하여 문제점을 발생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기관에서는 인기가 없어 개설할 엄두도 못 내지만 나름 필요성을 갖고 있는 외국어라든가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과감한 개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타 기관에서 운영 불가능한 과목 지원 ▲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전경 대전시민대학은 비영리기관이고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타 기관에서 인기리에 운영하고 있는 과목들은 가능한 축소해야 한다. 대신 지역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볼 때 보존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지금까지 기록을 남기며 다닌 해외 자전거 여행이 만 킬로미터가 넘지만 정작 가까운 이웃인 일본을 간 적은 없었다. 첫 번째 일본 여행으로 대마도(對馬島)를 택했다. 그 까닭은 우리나라와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관계가 매우 깊기 때문이다. 대마도는 맑은 날이면 부산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 부산에서 남쪽으로 고작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본토인 후쿠오카에서는 그 세 배에 가까운 138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거리로 보면 분명 우리나라의 영토가 되었어야 할 대마도가 일본 영토라니? 관리를 파견하고 백성을 이주하여 확실한 영토로 만들지 못한 선조들과 일제강점기에서 광복을 찾은 후 행한 우리 지도자들의 무능이 원망스럽다. 부산항까지 자전거 운반에는 KTX가 최고 대전에서 부산여객선터미널까지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KTX를 타고 가는 것이다. 부산역과 여객선터미널이 바로 이웃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출발하는 8월 4일은 평일로 KTX에는 자전거를 위한 객차가 따로 없다. 더구나 짐칸도 그렇게 넓은 것 같지 않아 고심했으나 한방에 해결되었다. 길고 좁은 짐칸 중간의 가로대를 받치고 있는 걸쇠를 빼면 긴 짐칸이 된다.
[한국문화신문 = 이규봉 교수] 지난 3월 21일에서 열흘간 베트남 하노이 근처 호아빈에서 북쪽 라오스와의 국경 근처에 있는 디엔비엔푸까지 자전거 여행을 했다. 디엔비엔푸는 약소국이 점령국을 스스로의 힘으로 물리친 세계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사 현장이다. 1954년 5월 7일 베트남은 디엔비엔푸를 점령한 프랑스 군 기지를 함락하여 자신을 식민지화한 프랑스를 100년 만에 쫓아냈다. 디엔비엔푸의 역사현장을 방문하고 하노이로 돌아왔다. 미리 예약했던 호텔은 호앙끼엠 호숫가에 있는 작은 호텔인데 가격에 비해 시설이 아주 좋았고 직원들도 매우 친절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이제 속 불편한 것도 다 나았다. 미리 호텔로 옮겨진 자전거 가방에 자전거를 분해해서 포장을 했다. 베트남을 떠날 때 자전거라는 이유로 또 150달러나 되는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고 부피를 최소로 줄였다. 베트남의 국난 극복엔 여성이 있었다 오늘은 바딘 광장의 주석궁과 호찌민이 거주했던 옛집을 방문했다. 주석궁은 3층의 노란색 건물로 옛 프랑스 총독의 관저였다. 호찌민은 대통령이었으나 주석궁에 살지 않았다. 가족이 없이 혼자였던 그는 대신 근처 프랑스의 전기 수리공이 살던 작은 집에 거주했다
[한국문화신문 = 이규봉 기자] 순정율은 작은 정수에 의한 비가 화음을 이루는 것에 기초해 프톨레마이오스가 피타고라스 음계의 진동수에서 분모와 분자가 두 자리 이상인 경우 약분이 가능한 가까운 수로 다음과 같이 대체했다. 81/64≒80/64=5/4, 27/16≒25/15=5/3, 243/128≒240/128=15/8 따라서 C의 주파수를 1로 했을 때 피타고라스 음계와 순정율의 진동수의 비는 다음 표와 같다. 순정율에서는 도미솔, 솔시레, 파라도 화음은 모두 진동수 비가 4:5:6이 된다. G7화음인 솔시레파의 진동수의 비는 36:45:54:64이나 64를 63으로 바꾸면 이는 4:5:6:7로 간단히 표현이 된다. 보통 사람은 G7화음을 36:45:54:64로 듣기보다는 4:5:6:7의 단순한 정수비로 듣게 된다고 오일러는 주장한다. 순정율에서 C장조의 노래 도도솔솔 라라솔을 한 음 올려 조옮김하면 D장조 레레라라 시시라가 된다. 이때 원곡의 도-솔의 진동수 비는 2:3이나 조옮김한 곡의 레-라는 27:40으로 서로 다르다. 이 차이는 불협화음으로 인식할 정도로 크다. 이처럼 순정율도 조옮김이 불편하기는 피타고라스 방법과 마찬가지이다. 이를 극복한